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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과 클러스터링 효과, 지속가능성 포인트는? by 싸이몬팀

복합 문화공간과 클러스터링 효과, 지속가능성 포인트는?

 

한국은 지금 복합 문화공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험을 중시하는 90년생들이 소비자가 되어가면서 새롭고 힙한 공간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으로만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나오게끔 하는 복합 문화공간의 노력과 효과. 단순히 사람을 모이게끔 하는 클러스터링 효과(Clustering)만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할 것인지 싸이몬이 분석했습니다.

 

ⓒ unsplash.com

 

경험과 문화를 파는 국내 복합문화공간 BEST 4

 1) 실시간 검색을 장악하는 핫한 공간 <사운즈 한남>

ⓒ 사운즈 한남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ounds.hannam
ⓒ 사운즈 한남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ounds.hannam

 

최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서 1위를 지속하던 사운즈 한남. 셀러브리티들의 결혼 소식 때문이기는 했지만 이 공간은 오픈 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한남동 대사관로에 위치한 <사운즈 한남>은 카카오의 공동대표이자, <매거진 B>를 만든 JOH 컴퍼니의 대표였던 조수용이 기획해 만든 공간으로 핫한 숍들은 물론 갤러리와 레지던스까지 결합되어 있습니다. 유명 아이돌이 레지던스를 구입했다는 소식에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죠.
 상업적인 공간이지만 다른 대형 쇼핑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건물 자체부터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던한 감성이 느껴집니다. 유럽에서 자주 쓰이는 중앙 파티오 구조, 즉 건물 중앙을 중심으로 샵들이 입체적으로 모여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죠. 국내 많은 이들이 이 공간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건축,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인접된 서점, ‘스틸 북스’의 셀렉션 능력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스틸 큐레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책과 전시, 강연을 엮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죠. <사운즈 한남>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새로운 공간 경험은 물론 고차원적이면서도 친근한 지식 콘텐츠를 공급합니다.
*<사운즈 한남>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대사관로 35

 

 

2) 생활 소사이어티 플랫폼을 지향하는 <성수 연방>

 

낙후된 공장 지역에서 젊은 감각의 카페, 사무실, 숍 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성수동. 이 지역에 <성수 연방>이라는 복합 문화공간이 지난 1월에 오픈했습니다. 1970년대 생긴 공장을 리모델링한 이 곳은 <사운즈 한남>처럼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세월의 흔적이 물씬 느껴집니다. 새로움보다는 주변 건물에 이질감을 주지 않고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친근함을 주는 장점이 있죠. 무엇보다 <성수 연방>은 큰 그림을 가지고 탄생했습니다. 바로 ‘도시재생’과 ‘소상공인 살리기’입니다. 작은 브랜드, 예술가들의 좋은 제품을 널리 알리면서도 임대료가 높아지는 것을 막자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슬로건 또한 ‘생활 문화 소사이어티 플랫폼’이죠. 홍보가 필요한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공정한 공간이 되겠다는 포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성수 연방>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 14길 14

 

3) 작지만좋은 콘텐츠로 승부하는 <에무>

ⓒ 에무 시네마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muartspace
ⓒ 에무 시네마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muartspace

 

광화문 근처에 위치한 <에무>는 쉽게 말하면 인디 영화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으로만 규정짓기에는 콘텐츠가 너무 좋습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들을 상영하고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은 기본, 배우와 감독들을 눈 앞에서 가까이 만나는 기회도 적지 않습니다. 이는 문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도 좋지만 자신들의 영화, 책 등을 소개할 곳을 찾지 못하는 제작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죠.

광화문 근처 골목을 꽤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고 공간 자체도 넓지 않지만 오래 걸어갈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에무>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 1가길 7

 

 

4) 오래된 제약회사를 모던한 공간으로 <피크닉>

 

서울시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피크닉>은 국내 최초로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의 전시회가 최초로 열린 곳으로 유명합니다.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공간은 예술 전시에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오래된 제약회사 건물을 개조한 <피크닉>은 가볍고 사랑스러운 이름과 다르게 문화와 미식, 예술의 조화를 깊게 다루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남산이 보이는 루프트 공간의 아름다움도 극찬을 받고 있죠.
이유는 공간을 다루는 방식이 이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의 감성과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표 본인이 좋아하는 소설가를 섭외해 낭독회를 하고 대표 취향의 전시회를 남 눈치 보지 않고 진행하기 때문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은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필자가 좋아하는 한 영화의 대사입니다. <피크닉>의 성공 요인과 매치되는 대사인 것 같네요.

*<피크닉> 위치: 서울 중구 퇴계로 6가길 30

 

 

국내 복합 문화공간,클러스터링 효과와 지속가능성

 

ⓒ unsplash.com

 

클러스터링(Clustering)이란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군집화’라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국내 복합 문화공간들은 대중들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한 곳들입니다. <에무>의 경우 공간이 넓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진행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필자는 기존에는 없던 공간과 예술 문화에 대한 니즈, 경험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판로가 없던 예술가들이 복합 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성적으로 따지면 그렇지만 이성적으로는 복합 문화공간은 당연히 ‘자본’에 의해 탄생했죠.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경험만 하고 복합 문화공간의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면 문제가 됩니다. 복합문화공간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공간은 운영되기 어렵죠. 인기가 높았던 서점들이 문을 닫은 이유도 이 것에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문화공간들의 지속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해외의 복합문화공간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요.

 

지역 주민 존중에서 답을 찾은 해외 사례

 

ⓒ unsplash.com 영국 테이트 모던 뮤지엄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뮤지엄(Tate Modern Museum)은 화력발전소로 쓰이던 건물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해외 사례입니다. 테이트 모던 뮤지엄은 외관에는 손을 대지 않고 내부만 미술관으로 개조했습니다. 도시의 흉물이 될 뻔한 건물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지역 전체를 존중하고자 하는 국가의 힘이었습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예술을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마치 놀이터처럼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이 곳을 찾을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영유할 수 있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쉬운 슬로건을 택했죠.

 

ⓒ http://www.104.fr 프랑스 썽캬르트

프랑스 파리의 썽캬르트(Le Centquatre)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은 처음, 정부 주도 정책으로 기획되었습니다. 1873년부터 1997년까지 장례식장으로 운영되었던 이 곳은 창구나 입구가 없어 출입이 자유롭습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죠. 조형예술, 문학, 영화,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 등으로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분석해보니 국내 복합 문화공간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술가와 방문자를 위한 플랫폼을 지향하는 공간도 있지만 지역주민에게 ‘열린’ 공간을 주자는 복합 문화공간은 확실히 많지 않죠. 타깃을 조금 좁혀서 지역주민들이 꾸준히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방향을 잡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다른 분야의 사업에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오랫동안 우리의 물건을 구매할, 확실한 타겟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지속가능성을 위한 키포인트가 아닐까요.

이상 싸이몬팀이었습니다.

 

 

*참고기사-
- arte 365 ‘장례식장에서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 financial times ‘How Tate Modern transformed the way we see art’

- The times UK ‘The startling success of Tate Modern’

- 더사이언스 타임스 ‘미술관이 된 화력발전소’

- 이여영, 박미소의 고잉투파 ‘핫플레이스 '피크닉'의 매력, 완전해부 "사장의 취향이 공간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