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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정치, 넷플릭스…아카데미를 수상한 영화 ‘기생충’과의 상관관계 by 싸이몬팀

라면, 정치, 넷플릭스…

아카데미를 수상한 영화 ‘기생충’과의 상관관계

 

2020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총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영화 ‘기생충’ 수상에 영향을 받은 의외의 분야와 넷플릭스의 현재를 싸이몬이 분석합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영화 ‘기생충’ 수상이

가치 있는 이유

 

2019년 5월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은 국내 관객 천만 이상을 모으고 관람객 평점 9.07, 기자와 평론가 평점 9.06(네이버 기준)을 받은 수작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 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시드니 영화제 작품상,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뉴욕 비평가 협회 외국영화상, 미국 작가 조합상 작가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세계적인 영화제와 협회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020년 2월 10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상 등 총 4관왕의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movie.daum.net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은 오스카 시상식(The Oscar Awards)이라고도 불리는 영화제로 1929년에 시작되어 90년의 역사를 지녔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동양에서 제작된 영화가 상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었습니다. 동양인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의 이안(Ang Lee) 감독 수상이 있었으나 앞선 두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순수하게 제작된 영화 ‘기생충’의 4관왕 수상은 그만큼 의미 있고 가치있다는 해석입니다.

 

출처: pinterest.com/ Amazon.com

 

출처: pinterest.com/ Amazon.com
출처: pinterest.com/ Amazon.com

 

게다가 ‘조커’(joker),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1917’ 등 쟁쟁한 영화들이 경쟁 후보로 올라온 상황에서 수상을 했다는 점 또한 놀라운 일이죠. 2020년 2월 한겨레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영화 탄생 101년 만에 새로운 역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사를 이어서 보면 1962년 신상옥 감독이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매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분에 작품을 출품했지만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받은 설움을 영화 ‘기생충’이 한 번에 씻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실제로 한 빅데이터 연구소의 결과에 따르면 라면 분야 관심도 중 가장 높은 순위는 짜파게티와 너구리였다고 합니다. 이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전후로 차이가 있었는데요. 뉴시스 기사에 따르면 2월 초부터 중순까지 인터넷에서 오간 ‘짜파구리’ 데이터는 1월 한달 간 기록한 데이터의 2배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이처럼 ‘짜파구리’는 매출 뿐 아니라 데이터 또한 기생충의 영향으로 급증한 의외의 아이템입니다.

 

 

미국 대통령도 언급한

기생충! 도대체 왜?!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은 의외의 제품 판매를 급증시키는 효과를 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2월 22일 동아닷컴은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중 돌연 ‘기생충’을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임이 가능한 미국은 현재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서로 피 튀기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유권자들과 언론을 자극하기 위해 강한 어휘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 그리고 그중에서 단연 1등은 트럼프 대통령이죠. 늘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심을 끄는 키워드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동아닷컴 기사를 이어서 보면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20일, 유세 중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난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무역 문제가 많은 현 시점에서 한국 영화에게 작품상을 안겨준 아카데미 시상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한겨레의 2월 기사에 따르면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기생충’ 미국 배급사는 ‘그는 영화를 읽지 못한다’며 비판하고 나섰고 다른 미국 메이저 신문사들도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외국인을 혐오하는 대통령’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을 비하하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대통령이 언급할만큼 영화 ‘기생충’이 관심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한겨레는 2월 아카데미 수상 이후 북미 극장가에서 550만 달러(약 65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2001년 5관왕을 차지한 영화 글래디에이터’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이 정도 돌풍이라면 미국 정치권에서 유권자들 대상으로 활용할 기회를 엿볼만하네요. 물론 좋지 않은 활용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기생충 수상과

OTT 산업, 왜 비교될까?!

 

‘기생충’ 수상과 더불어 비교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넷플릭스입니다. 기존 미디어가 아닌 인터넷으로 방송, 영화,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Service) 산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폭발적인 사용자를 끌어모았습니다. 기세를 몰아 넷플릭스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퀄리티 높은 영화들이 이제 거의 일반화된 수준입니다.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넷플릭스가 만든 영화들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영화관은 관객들을 꽤 많이 잃은 상태입니다. 영화 산업의 시스템이 바뀐 것이죠.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그래서였을까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만든 영화를 출품했지만 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비즈한국의 기사를 보면 넷플릭스는 홍보비만 1,000억을 투자했지만 후보 오른 24개 부문에서 단 2개만 수상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영화계의 거장인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이 연출한 ‘아이리시맨’(The Irishman)은 넷플릭스 팬들에게 호흥을 얻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1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영화관에서 관객들을 뺏어간 넷플릭스에 대해 아카데미가 견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이런 결과에 ‘기생충’의 수상이 더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바로 ‘홍보비’입니다. ‘기생충’이 미국 내에서 홍보한 비용은 넷플릭스의 홍보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넷플릭스의 영화들이 뉴욕의 중심부 전광판을 수놓을 때 ‘기생충’은 바라만 봐야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카데미 수상 이후 상황은 반전이 되었고 해외 언론들은 ‘기생충’의 수상과 아카데미 루저라 불리는 넷플릭스를 비교하는 기사를 종종 내놓고 있습니다. 영영 잘 나갈 것만 같던 OTT 산업이 한국 영화의 돌풍으로 인해 주춤하게 된 의외의 ‘사건’이었죠.

 

이뿐만 아니라 ‘기생충’이 가져온 파급력은 상당합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제작사인 CJ사의 주가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죠. 북미에서의 흥행과 더불어 미국 내에서 TV 시리즈 잘 만들기로 소문난 HBO 방송사에서 시리즈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 이후 청와대에 초청받기도 했죠.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렸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영향을 끼치고 있을 문화 콘텐츠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었습니다. 이상 싸이몬이었습니다.

 

 

 

 

 

*참고기사

The New York Times ‘Oscar Triumph for 'Parasite' Reflects Academy's Evolving Identity’

Business Insider ‘Korean companies are already making ads celebrating 'Parasite' Oscar win’

The Verge ‘Oscars 2020: Parasite sweeps, while Netflix loses out on pretty much everything’

중앙일보 ‘'아카데미 루저' 넷플릭스, '기생충' 흥행 숨은 공신됐다

JTBC ‘"올해 오스카 승자는 '기생충'… 패자는 '넷플릭스'" 평가’

한겨레 ‘트럼프 ‘기생충’ 불평에 “미국의 기생충” 비판

뉴시스 ‘'짜파구리'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효과 톡톡…'라면 관심도' 짜파게티 1위·너구리 3위’

한겨레 ‘‘기생충’ 흥행 234% 증가… 오스카 효과 ‘글래디에이터’ 이후 최대’

비즈 한국 ‘오스카의 넷플릭스 견제? '아이리시맨' 수상 실패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