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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몬 생각

가을이 오고 있다. 어떤 책을 읽을까?_ #1 by 싸이몬팀/CIMON TEAM

가을이 오고 있다. 어떤 책을 읽을까?

 

안녕하세요 싸이몬팀 엘린(Elin)입니다.

‘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푸르른 말들이 살찌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의 또 다른 이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싸이몬팀 팀원들의 개성 넘치는 추천 책 리스트를 1~2편에 나눠서 묶어 봤습니다.

 

출처: https://unsplash.com

 

 

아직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분들을 위한 추천 책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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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저

사립 고등학교 보건교사이자 퇴마사인 주인공 안은영과 다리가 불편한 한문교사인 재단의 상속자 홍인표가 학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해결해나가는 소설입니다. 기존에 나와있던 작품을 미네랄 페이퍼라는 방수 종이로 다시 디자인하여 출간한 일명 워터프루프 북으로도 나와있습니다. 물에 젖지 않아 휴가철 수영장이나 바닷가에서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고, 작고 콤팩트 한 판형으로 제작되어 휴대하기 편리한 책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 중이라고 하니 시청 전에 미리 완독하고 서로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글/그림

프리랜서 번역가인 하야카와는 이벤트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를 끌고 도시 근교의 시골로 이사를 갑니다. 하야카와의 두 친구 마유미와 세스코는 주말마다 하야카와의 집으로 찾아가 자연의 삶을 경험하며 골치 아픈 도시에서의 문제를 풀 해결책을 찾습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 작품입니다. 두 친구가 하야카와의 집을 찾아갈 때마다 들고 가는 간식들을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저

지나가는 여름이 아쉽기도 합니다. 아직 여름을 보내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번 책은 강렬한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원작 소설입니다. 눈부신 햇살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열일곱 살 소년 엘리오와 미국인 교수 올리버의 사랑이 감성적이면서 세련된 필체로 그려집니다. 미처 휴가를 떠나지 못한 도시인들에게 이국적인 휴가지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여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책 두께는 얇고 가볍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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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왕 서영> 황유미 저

주인공 서영은 부모님의 일 때문에 전학을 자주 다녔습니다. 친구들에게는 철저하게 계산된 페르소나를 보여줍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아는 서영, 집에서 부모님이 아는 서영,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 부모님도 친구들도 모르는 오직 자신만 아는 서영, 서영은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구분시켜 놓고 있습니다. 서영은 전 학교에서 조용하고 튀지 않은 아이로 지내왔기 때문에, 이번 새로운 학교에서도 조용히 지내고자 합니다. 그러나 첫날 따돌림당하는 윤지에게 말을 거는 서영을 발견한 학급에서 잘 나가는 현지가 자신의 무리로 데려가게 됩니다. 잘하지도 못하는 피구를 현지의 등쌀에 못 밀려 피구를 계속하다가 ‘피구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서영은 전처럼 조용하고 튀지 않은 아이로 지내지 못하게 됩니다. 조용히 지내길 원했던 서영은 사실 마음이 잘 맞는 윤지와 같이 지내고 싶어 하지만 반에서 인기 있는 현지와 지내면 학교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와 같이 지냅니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지내는 듯이 보이던 서영이 점점 윤지와 현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극에 달합니다.

우리들도 서영이 처럼 치열하게 지내고 문제점을 보고도 그냥 넘어가고 죄책감을 가지고 보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면서 어린 시절을 망각하고 어린아이들에게 너네가 무슨 고민이 있어라는 듯이 핀잔을 줍니다.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문제점을 마주한다 해도 그저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한 것 일 뿐이야 하고 가볍게 넘기게 됩니다. 피구왕 서영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집단에서 개인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애들이 뭐라고 하는 것 때문에 좋아하던 걸 싫어하게 되면 너무 슬프잖아. 이렇게 거의 매일 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p. 107"

 

<XX:남자 없는 출생> 앤젤라 채드윅 저

생식 과정에서 더 이상상 남성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이런 ‘난자 대 난자’라는 도발적 소재의 <XX:남자 없는 출생> 남자 없이도 임신이 가능하고 출산이 가능한 세상을 어떤 식으로 풀어냈을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미래에 오로지 난자로만 임신과 출산이 가능해진다면 이 책의 내용처럼 100%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감히 장담해봅니다.

무조건 비난하기 바쁜 언론들, 공감하는 척하며 비판하는 남자들, 위로 해주는 척 아픈 곳을 들쑤시는 지인들까지 읽는 내내 소설이 현실이라 느껴질 정도로 저에겐 하이 리퍼 리즘 소설이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혼자 헤쳐나가려고 하는 주인공 줄스를 보며 답답해하기도 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소설이지만 동성애를 향한 사회적 관심과 이미지, 유전자 변이에 대한 도덕적 고찰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항구의 사랑> 김세희 저

배경이 2000년대 초 라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반대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학창 시절이지만 나와는 다른 세상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초, 중학교는 남녀공학을 다니고 여고로 진학했습니다. 제 주위에는 여자 선배를 좋아하거나, 아이돌 팬픽을 읽는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계속 읽다 보니 제 주변에도 짧은 머리를 하고 쾌활하게 행동하던 친구, 운동을 잘하던 선배를 동경해서 선물을 사다 주던 친구들이 있었던 게 기억났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동성을 이성과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중반부까지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만 못 느끼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난 친구들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을 털어놓을 만한 친구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슬펐습니다. 작가는 그 시절 소녀들의 감성, 동성친구들의 사랑, 첫사랑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거부감 들지 않게 이야기합니다. 그 시절 그랬던 적이 있지 않았니?라고 물어보는 듯한 작가의 이야기에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민선 선배에게 빠져 있는 동안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잃었다.

난 선배와 나의 소소한 행복만을 바라고 꿈꾸었다.

이런 내가 어떻게 의미 있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감히 기웃거리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난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p.130 "

 

 

타인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추천 책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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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권오현 저

무엇이 삼성을 세계 1위의 반도체 회사로 만들었을까요?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해서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초격차’라고 하면 으레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것’, ‘승자 독식’ 또는 ‘1등이 혼자 다 가져가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다 가져간다는 것도, 혼자만 살아남는다는 것도 모두 잘못된 해석입니다. 그런 방향은 올바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리석은 일입니다. 만약 한 기업이 한 제품군을 독점한다면 시장의 생물학적 순기능을 잃게 될 뿐 아니라 그 기업의 발전과 변신도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초격차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리더, 조직, 전략, 인재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그 비밀을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완벽하다는 건 무엇 하나 덧붙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 생택쥐 페리 "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켄 크림 슈타인 글/그림

‘악의 보편성’이란 홀로코스트와 같은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고 발표해 우리에게 알려진 한나 아렌트에 관한 그녀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픽 노블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14살 때 이미 칸트의 모든 서적과 칸트를 이해하기 위해 칸트가 읽었던 책까지 모두 읽은 천재소녀입니다. 전쟁, 독일에서 탈출하는 이야기, 하이데거와의 만남과 헤어짐, 칼 야스퍼스의 제자로 가게 된 이유, 두 번의 결혼, 그 시대에 살았던 지식인들의 모습. 영화처럼 살다 간 그녀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답을 찾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유가 아닌 더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사유를 연습했다.

- 한나 아렌트 "

 

 

<스킨 인 더게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행운에 속지 마라>, <블랙스완>, <안티 프리에 질> 등 월가의 현자로 묘사되는 나심 텔레브입니다.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존재하는 일상 속 보이지 않는 위기를 진단하며, 선택과 책임의 불균형이 가져올 위험한 미래를 경고합니다. 간섭 주의자들과 가짜 전문가들의 행태가 유발할 제2의 ‘블랙 스완’의 등장을 경고합니다. 삶과 세상에 존재하는 선택과 결정의 불균형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고 이 불균형이 쌓아온 위기가 이제는 사회를 무너뜨릴 만큼 위협적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들의 무책임함이 낳을 파멸의 충격을 막기 위한 나심 탈레브가 제안하는 실마리는 무엇인지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이면 그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당신에게 손실이 되는데도 그에게는 아무런 손실도 생기지 않는 그런 행동을 취하라고 조언하는 사람의 말을 항상 경계하라.

- 나심 탈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