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잘해야 기업도 산다!
사과 방식을 통해 본 위기 대응 방법
사과를 제대로 못해서 큰 위기에 빠진 국내 기업과 사과 제대로 해서 되려 칭찬받는 국내 기업이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실수를 잘 대처해 기회를 만든 기업들이 있죠. 사과해도 욕먹는 기업의 태도와 사과해서 칭찬받은 기업의 차이점을 분석합니다.
‘팔 땐 고객이지만 항의하면 글 삭제?!’
소비자 기만했다가 큰 코 다친 기업
여성 패션 쇼핑몰로 시작해 메이크업,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식품 분야까지 확장하며 대기업 부럽지 않은 기업으로 성장한 패션 기업이 있습니다. 2018에는 ‘소비자의 선택, 뷰티 브랜드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고 기업의 성장만큼 기부도 확실히 하며 사회 공헌에도 앞서 나갔습니다. 이 기업의 상징이자 인플루언서로서 마케팅 예산을 확 줄여줬던 ‘임 이사’는 스타 못지않은 인기로 팬덤을 형성했죠. 이 기업의 팬들은 똑같은 제품이 다른 쇼핑몰에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해도, 이 기업의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승승장구만 할 줄 알았던 이 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까지 뒤흔들었던 ‘호박즙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기업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소비자의 컴플레인에도 무성의하게 답변한 이후, 많은 팬들이 등을 돌리고 심지어 폭로 계정까지 생기며 제품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해 몰려들었고 결국 임 이사는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대중들에 의해 기업이 한순간 몰락하는 사택 벌어진 것일까요?
이유는 ‘팔 때는 고객이지만 항의하면 글 삭제’를 감행한 태도 때문입니다. 환불 관련 게시글과 SNS 계정을 닫아버린 이 기업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씻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과부터 전 직원 역사교육 실시까지…
실수 제대로 바로 잡아 화제가 된 기업
반대로 실수를 인정하고 빠른 사과와 대처로 화제가 된 기업도 있습니다. 패션 온라인 쇼핑몰인 ‘무 OO’이 주인공입니다. 올해 7월 초, 이 기업은 공식 SNS에 한 제품 광고를 게시하며 이런 카피를 붙였습니다.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누가 봐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문제가 되었던 공안 경찰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게시글은 문제가 되었고 바로 이 기업은 게시물 삭제 후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실망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상식적으로 그런 문구를 인용해 제품 카피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으니까요. 이 기업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소비자 댓글은 ‘앞으로 잘하자’ ‘실망이지만 역사교육까지 한다니 다행이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앞서 언급한 기업과는 다른 반응인데요. 그 이유는 빠른 사과와 진정성 있는 대처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해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에 직접 사과하고 전 직원 역사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실수한 것은 맞지만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그들은 마이너스 대신 플러스 점수를 받은 듯합니다.
사과를 잘 한 사례
‘사과 봇’이 아니라 문제를 고치려 노력한 기업들
2018년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남성 2명이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두 사람은 체포되기 전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스타벅스 직원이 불법 침입으로 신고를 한 것이죠. 그저 흑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BoycottStarbucks라는 해시태그를 퍼뜨리며 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스타벅스는 공식 계정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고 필라델피아 매장을 방문해 사건을 수습하고 다시 한번 사과했습니다. 체포된 흑인 남성들을 만나 직접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게다가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편견에 대해 대대적인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죠. 이 정도면 ‘사과 봇’이라고까지 불러 마땅할 정도입니다. 이 대처의 핵심은 하지만 사과에 있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고치려고 하는 노력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먼 과거를 가볼까요? 존슨 앤드 존스는 1982년 타이레놀을 복용한 소비자가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판매된 지역에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타이레놀 제조에는 문제가 없고 유통 과정에서 청산가리가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지만 존슨 앤드 존스는 즉각 사과하고 유통 부분에서 해로운 약품이 섞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사실 잘못은 없지만 문제를 파악하고 고치려고 노력했던 것이죠.
사과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위기 대응 방식을 통해 배울 것들
포브스는 스타벅스의 사과 방식을 보고 이런 기사를 냈습니다. The Psychology Of Apology: How Did Starbucks' CEO Kevin Johnson Do? (사과의 심리학: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은 어떻게 해냈나?) 이 기사에서 기업의 위기 대응에 필요한 7가지 요소를 읽어볼 수 있었는데요.
1. An immediate, non-defensive acknowledgment that real damage was done.
-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즉각적이고 방어적이지 않은 인정을 하라
2. Taking personal responsibility for the event
-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것!
3. Conveying a specific understanding of the effect of your company's action on the victim(s)
- 기업의 행동이 피해자들에게 준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라
4.Avoiding excuses, rationalizations or the slightest hint of blaming the victim
- 변명, 합리화 또는 피해자를 탓하려는 태도를 피하라
5. Providing appropriate compensation to those affected by the company's error or bad behavior
- 피해자들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할 것!
6. Detailing a plan for addressing the cause of the problem, especially systemic issues.
- 문제의 원인, 특히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할 것!
7. A commitment to and evidence of follow-up action
- 후속 조치에 대해 약속하고 증명할 것!
위 항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즉각적인 책임과 시스템적 문제 해결입니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받은 기업들은 그때그때 컴플레인을 막아보고자 입에 발린 사과 혹은 컴플레인 게시판을 막아버리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반면 실수에 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은 변명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직원 교육을 통해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취했죠. 빨리 사과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수에 변명하지 않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 기업들 뿐 아니라 업무를 하는 개인에게도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요? 이상 싸이몬 생각이었습니다.
● 참고 기사
- Esquire ‘사과한다면 스타벅스처럼’
- Forbes ‘The Psychology Of Apology: How Did Starbucks' CEO Kevin Johnson Do?’
- Mallen Baker ‘Johnson & Johnson and Tylenol - Crisis Management Case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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