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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앤노블의 위기로 보는 국내외 서점의 트렌드 분석 by 싸이몬팀

반스 앤 노블의 위기로 보는국내외 서점의 트렌드 분석

 

 

무려 145년 전통의 미국 대형 서점 체인 반스 앤 노블(Barnes&Noble)이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대형 서점까지 수익이 땅 깊은 줄 모르고 떨어지는 이 시대, 서점의 미래는 무엇 일가요? 반스 앤 노블의 위기를 통해 보는 서점 트렌드, 그리고 우리가 배울  점을 싸이몬이 분석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145 전통의 오프라인 서점, 위기에 직면하다

1873년 미국 일리노이주 휘턴 시의 작은 서점에서 시작해 2018년까지 145년 동안 운영되었던 서점 체인 ‘반스 앤 노블(Barnes&Noble). 미국 최초로 책 정가보다 4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자본력을 앞세워 획기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던 ‘반스 앤 노블’이 2018년, 매각을 추친했습니다. 한마디로 폐업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B&N managed to hang on. But after closing 90 of its 720 locations in the past seven years, often leaving areas of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without a single major bookstore, it appears prepared to call it quits."

 

"B&N(반스 앤 노블)은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 동안 720 지점 수십만 명이 사는 지역, 90곳을 폐쇄 헸다. 그 후 B&N 사업을 그만둘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

-AXIOS"

 

이처럼 ‘반스 앤 노블’의 수많은 체인점들이 문을 닫고 코어인 ‘반스 앤 노블’ 본사 또한 매각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읽은 유통 업체 ‘아마존’을 따라잡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지적합니다. 매각 뉴스가 공식화된 지 6개월 이상이 흐르고 ‘반스 앤 노블’과 관련된 외신 기사를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 작은 서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하는군요. 

 

 

‘반스앤노블’ 체인점 전경 이미지 출처- https://www.facebook.com/barnesandnoble

 

‘반스 앤 노블’이 주춤한 진짜 이유

전문가들은 ‘반스 앤 노블’의 실패 이유를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합니다. Ttimes의 2018년 기사에 따르면 ‘반스 앤 노블’은 미국 서점의 독립적인 색깔을 잃어버리게 한 장본인이었고 스스로도 색깔을 잃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Ttimes가 지적한 실패 요소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역주민과 접점 없이 일처리만 빠른 판매원

 책이 아닌 잡화로 도배해버린 매장

 책보다는 대형 카페 이용이 더 많은 고객들

 

이것저것 돈 되는 것은 다 해보려는 ‘반스 앤 노블’의 시도는 한 가지도 성공하지 못한 채 동네 서점들의 비웃음을 사게 되었죠. 물론 사업체의 입장에서 수익을 늘리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고객과의 소통은 뒷전이었다는 것이 ‘반스 앤 노블’ 실패 요인의 핵심입니다.

 

 

‘맥널리 잭슨’ 서점 이미지 출처 - facebook.com/mcnallyjacksonbooks

인기 있는 서점,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반스 앤 노블’과 상반된 모습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서점들은 어떤 전략을 갖추고 있을까요? 먼저 해외의 사례를 볼까요.

출판평론가 류영호 씨는 자신의 브런치에서 다양한 서점의 전략들을 소개했는데요. 그 2004년 미국 뉴욕에 문을 연 독립 서점 ‘맥널리 잭슨(Mcnally Jackson)’은 평범하지만 본질을 잊지 않은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대형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다국적 작가들의 책을 판매하고 독서 토론, 해외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 힘을 실었습니다. 또한 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도입해 누구나 자가 출판을 하고 유통까지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인기를 끄는 서점 중에는 Ttimes가 소개한 미국 추리소설 전문 서점도 있습니다. 미국에 위치한 ‘미스터리어스 서점(Mysterious Bookstore)’의 전략은 미스터리 스릴러 도서 마니아만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전문 서적을 추천하고 큐레이션 하려면 당연한 일이지만 ‘반스 앤 노블’에서는 하지 못했던, 아니하지 않았던 전략이었습니다.

 

이 서점들에게는 대형 자본을 통한 마케팅, 체인점 확산이 전략이 아니었습니다. 책이라는 판매 제품에 집중하고 고객 경험을 중요시하는 본질적인 전략이 이들의 인기 요인입니다.

 

 

‘오래된 서점’ 심야 책방 진행 모습 이미지 출처- instagram.com/store_2handbook

 

한국의 서점, 어떻게 변하고 있나?

온라인 대형 서점들이 도서 판매 시장을 잠식하면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동네 서점들은 그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또 다른 모습의 작은 동네 서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한국에도 ‘독립 서점’이 하나 둘 문을 연 것이죠.

Funny Plan 컴퍼니에서 제작한 ‘동네 서점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5년 서울시에서 운영하던 독립 서점은 51곳에서 2018년 185곳으로 늘어났습니다. 부산의 경우 2015년 4곳에서 26곳으로 늘어났고 경기도는 2015년 13곳에서 2018년 52곳으로 늘어났습니다.  

물론 폐업한 독립 서점도 존재하지만 비율로 따졌을 때 최근 3년간 한국의 독립 서점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입니다. 분명 고객의 니즈가 있기 때문에 독립 서점이 늘어나는 것일 텐데요. 사례를 볼까요?

 

파주 ‘오래된 서점’은 동네 서점으로서 주민들의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심야 서점’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한 달에 한 번은 자정까지 운영을 하며 라이브 공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서점의 특징은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자 어른들과 함께 온 아이들의 놀이터로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있는 고객들은 아이를 데리고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 서점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개러지레옹스’ 프랑스 관련 전시회 포스터 이미지 출처- www.instagram.com/garageleonce

 

대형 서점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프랑스 도서를 입점해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를 콜라보한 독특한 서점도 인기입니다. 바로 서울 방배동에 자리한 ‘개러지 레옹스’입니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두 명의 대표는 이 곳에서 많은 이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점을 열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작가 초청 프로그램, 디자인 전시 등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특히 한 달에 한번 진행하는 ‘만월 서점’ 프로그램을 통해 밤 9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에 한 사람의 입장객만 받아 책을 추천해준다고 합니다. 이질적이지만 새로운 문화에 목마른 사람들이 반가워한다는 후문입니다.

 

더 많은 사례의 독립 서점들이 있지만 이 두 곳만 보아도 독립 서점의 인기 요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점을 넘어서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 낯설지만 처음 만나는 문화를 선보이는 큐레이터로서 역할에 충실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서점 트렌드를 통해 마케팅의 미래

사실 한국과 해외의 인기 서점들의 인기 요인은 조금 다릅니다. 해외는 책 자체 그리고 직원의 자세 등에 충실했다면 한국은 그 두 가지를 기본으로 하고 문화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힘을 주고 있습니다. 대형 서점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소규모의 라이브 공연이나 클래스, 마니아를 위한 문화 전시 등을 진행합니다. 공통점도 물론 있죠. 바로 대형 자본을 믿고 무자비하게 체인을 늘리거나 책을 저렴하게 팔아버리는 것이 아닌 고객의 취향을 세세하게 파악해 진정한 소통을 한다는 것이죠. 이런 운영 전략은 독립 서점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스 앤 노블’의 실패 사례를 보며 느껴야 할 것이 있죠. 1인 기업, 중소기업, 대기업 등 어떤 기업이라도 진정성을 담은 마음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마케팅은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성공한 독립 서점들처럼 진정성을 가진 마음가짐이 먼저일 것 같네요. 이상 싸이몬이었습니다.

 

 

 

 

 

*참고 도서 기사
Funny Plan ‘2018
독립 서점 현황조사

Axios ‘How Barnes & Noble, the last big bookstore, fell to Amazon’

다녀왔습니다 뉴욕 독립서점안유정 / 왓어북

류영호 브런치 미국의 독립서점은 어떻게 부활했을까?’

Ttimes ‘반스 앤 노블의반스앤노블의 반성 동네서점이 되겠다”’

서울신문 ‘145 전통 미국 오프라인 서점 ‘반스앤노블’마저...아마존에 밀려 매각 검토

Forbes ‘After Its Sale, What’s The Next Chapter For Barnes & No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