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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탑골공원’ 인기요인80년대생 대동단결의 의미와 가치 by 싸이몬팀

온라인 탑골공원’ 인기요인
80년대생 대동단결의 의미와 가치

 

80년대생이 10대였던 시절, 공중파 인기가요에서 이름을 날리던 가수들이 유튜브에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80년대생의 마음을 휩쓸고 있는 ‘온라인 탑골공원’의 인기요인과 마케팅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유튜브를 휩쓴 ‘온라인 탑골공원’

그 인기의 정도는?!

 

얼마 전 필자는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 친구의 집에 놀러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배부르게 치킨을 먹고 저와 친구는 잠시 멍하니 앉아있었죠.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묻더군요.

 

“너 유튜브 탑골공원 알아?”

“유튜브… 뭐?”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저를 위해, 친구는 TV를 켜고 스마트폰을 연결했습니다. 그러자 유튜브에서 음악이 흘러나왔고 저는 전율했습니다. 머리보다 귀가 먼저 기억하는 음악들이 나오는 그 채널은 제가 10대였던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인기가요를 24시간 스트리밍해주는 채널이었습니다.

 

‘SBS KPOP CLASSIC’  캡쳐 https://youtu.be/Uf0wTAgN_HQ

채널의 이름은 바로 SBS에서 운영하는 ‘SBS Kpop classic’입니다. 2019년 9월 말 현재 구독자는 17만 3천명, 평균 스트리밍 시청자가 1,000명이 넘습니다. 8월부터 오픈한 이 채널은 8월 말부터 유튜브 사용자들의 발걸음을 단단히 붙잡았습니다. 영상 스트리밍과 함께 제공되는 라이브 채팅에서 유튜브 사용자들은 이 채널에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기가 막힌 별명을 붙였고 이 채널의 관리자는 ‘공원 관리자’로 불립니다. ‘온라인 탑골공원’의 인기는 이 채널에서만 끝난 것이 아닙니다. 다른 공중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속속들이 추억의 인기가요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80년대생이 뭉쳤다

90년대생, 좀 비켜줄래?

 

필자도 과거 아이돌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인기가요 방청을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적이 있었죠. 잘나가는 아이돌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어른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쉬운 아이돌 이름을 헷갈리다니… 늙었어!’ 하며 답답해했었는데 어느새 필자가 지금 잘 나가는 아이돌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사실 저와 같은 8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현재 30대 초부터 중후반까지의 나이로, 결코 늙지 않았습니다. 단지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며 바쁘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린 시절 쫓던 문화를 잊어버린 것 뿐이죠. 왕성하게 직장 생활을 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80년대생은 분명 현 사회에 주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30대의 상상력을 주목해야 한다. 이건 현실이기도 하고 당위이기도 하다.

 나는 30대의 상상력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30대 이후 세대에게서 가능성을 찾아내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대표
(blog.naver.com/khhan21)"

 

 

80년대생은 약 10년간의 사회 경험을 통해 달콤한 성공 그리고 쓰디쓴 실패를 조금씩 맛봤습니다. 그만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니즈에 부합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알아가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1980년대에 태어나 문화 콘텐츠 산업의 부흥기였던 1990년대를 겪었습니다. 대중가요부터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시대를 휩쓴 콘텐츠들을 온 몸에 각인시킨 사람들이 바로 80년대생들이죠. 그래서일까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80년대생들은 상상력이 참 풍부합니다.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겪어서 일까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무의식 중에서도 잘 캐치하고는 합니다. 이런 ‘재능’은 사회생활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이제 사회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90년대생과는 확실히 다른 그 무언가가 그들에게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인기가요 콘텐츠가 다시 돌아온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들이 ‘진짜 소비자’가 되었다는 증거죠.

 

이미지 출처- pexels.com

 

80년대생 ‘취향저격’의 의미

유대감을 원하는 진짜 소비자!

 

사실 아이돌을 좋아하던 필자도 10대 때에는 용돈이 부족해 콘서트를 자주 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무려 18년전 좋아했던 가수가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두서없이 예매했고 콘서트 굿즈도 있는대로 구매했습니다. 필자와 같이, 지금 당장 통장이 ‘텅장’이 되는 한이 있어도 추억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80년대생들입니다. 사회적으로 연차가 쌓이고 어느정도 여유를 갖춘 80년대생들이 ‘진짜 소비자’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 의미 없이 돈만 쓰는 소비자가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사실 80년대생은 고용 불안, 대출의 압박, 자녀 문제, 결혼 걱정 등과 같은 커다란 장애물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쌓이는 것은 ‘고립’ 뿐이라 느낍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모임이나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하죠.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그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나타난 ‘온라인 탑골공원’은 어쩌면 오래도록 기다렸던 그 무엇이었는지 모릅니다. 80년대생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추억꺼리로 인해 그들은 온라인 상에서 대동단결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80년대생이기에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유대감이 형성된 것이죠.

 

온라인 탑골공원’의 인기를 따르는

‘탑골’ 마케팅, 그 특징은?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의 인기에 힘입어 90년대를 휩쓸었던 음료들이 ‘레트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기도 합니다. 새로움 보다는 추억을 자극하는 옛 상품을 한정판으로 내놓아 홍보와 판매율을 높이자는 전략입니다.

2019년 9월, 소믈리즈 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탄생 37주년을 맞은 ‘맥콜’은 90년대 패키지를 되살려 한정판으로 판매되었고 추억의 쥬스 브랜드 ‘델몬트’는 백화점과 협업해 레트로 선물세트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추억의 과자 ‘인디안밥’은 우유로 재탄생되었습니다. ‘OB라거’ 맥주 또한 복고풍 글씨체를 사용해 추억을 소환하는 패키지로 판매되었습니다. 단 품질은 높이고 클래식한 맛을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혹시 느끼셨나요? ‘온라인 탑골공원’의 인기에 힘입어 재탄생한 추억의 제품들은 대부분 한정판이나 시즌에 맞는 세트, 퀄리티를 높여 제작되었습니다. ‘온라인 탑골공원’이 아무리 90년대 콘텐츠를 그대로 들고왔다고 하더라도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할 때는 90년대 제품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추억이 좋아도 80년대생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는 않다는 것을 기업들도 잘 알고있기에 한정판, 시즌, 퀄리티를 높여 ‘탑골’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죠.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80년대생이라면 자신의 업무에 추억을 소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던 습관을 내려놓고 오래된 방식에 새로움을 곁들여 업무를 추진해본다면 지금까지는 내지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상 싸이몬 생각이었습니다.

 

 

 

 

 

●참고기사

미디어오늘 ‘X세대 감성 저격! 유튜브에 등장한 ‘온라인 탑골공원’’

소믈리에타임즈 ‘유튜브 재조명 '온라인 탑골공원', 탑골가요와 더불어 탑골음료 재조명’